
유방암 수술을 받고 처음에는 수술한 쪽 팔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겁이 났습니다. 저는 진단 당시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전이가 있었고,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을 받을 때 감시림프절에서도 전이가 확인돼 액와림프절 곽청술까지 받았습니다. 그 후에 방사선치료까지 받은 저는 림프부종이 생길 가능성도 높았고 실제로 림프부종으로 재활치료와 도수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팔을 많이 사용하면 림프부종이 더 심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물건은 물론이고 평소 하던 동작까지도 괜히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도 불안했고, 겨드랑이와 가슴이 당기는 느낌이 들면 바로 팔을 내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은 수술한 팔을 무조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오히려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고 가슴 근육과 주변 조직이 굳으면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방암 수술 후 운동,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겪은 과정을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수술 직후, 저는 팔을 아예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저는 유방암 진단 당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확인돼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을 받았습니다. 감시림프절에서도 전이가 나와 액와림프절 곽청술까지 받았는데, 여기서 액와림프절 곽청술이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을 말합니다. 림프절을 많이 제거할수록 림프부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저는 수술 후 수술한 쪽 팔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오른손잡이인데도 오른쪽 팔을 쓰는 것이 두려웠고, 가방도 왼쪽으로만 들고, 집안일도 반대쪽 팔로만 하려고 했습니다. 팔을 높이 들어 올릴 때마다 겨드랑이와 가슴이 당기는 느낌이 났고, 그 느낌이 올 때마다 바로 팔을 내렸습니다. 일반적으로 림프절을 제거하면 수술한 팔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은, 오히려 팔을 계속 쓰지 않으면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가동 범위란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의 범위를 말하는데, 이게 한번 좁아지면 다시 넓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이게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문제였습니다.
- 부분절제 수술 후: 가벼운 산책은 수술 다음날부터 가능, 일주일 내 운동 시작 권장
- 전절제 또는 재건수술 후: 배액관 제거 후 2~3주 안정기를 거친 뒤 강도 높이기
- 배액관 제거 전: 일상 동작은 가능하나 땀이 나거나 무게가 실리는 운동은 삼가기
- 공통 원칙: 운동 강도는 항상 점진적으로, 갑자기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은 금물
상지 기능 보존, 왜 근력운동까지 해야 하는가
유방암 수술 후 운동의 핵심 목표는 상지 기능의 보존입니다. 상지란 팔과 어깨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수술 방식에 상관없이—부분절제든 전절제든, 재건수술을 했든 안 했든, 방사선치료를 했든 안 했든—이 부분의 기능을 지키는 것이 재활의 핵심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합니다.
제가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처음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트레칭이었습니다. 유방 수술 후에는 대흉근과 주변 근막이 수축하면서 어깨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말리는 자세가 됩니다. 여기서 대흉근이란 가슴 앞쪽을 넓게 덮고 있는 근육으로, 팔을 앞으로 밀거나 내리는 동작에 관여합니다. 이 근육과 근막이 한번 굳으면 팔을 위로 들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점점 어려워지고, 이른바 '팩 타이트니스(pec tightness)'라고 불리는 가슴 근막 긴장 상태가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수술한 쪽을 보호하려고 몸을 웅크리고 있던 적이 많았는데, 이 자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을 재활치료를 통해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의식적으로 어깨를 뒤로 펴고 가슴을 열어주는 동작을 하루에도 여러 번 합니다. 처음에는 겨드랑이와 가슴이 당겨서 불편했지만 꾸준히 반복하면서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근력운동의 필요성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림프부종이 있으면 근력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재활을 받으면서 그것이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주변 림프관을 눌러주는 펌핑 효과가 생겨 림프액의 흐름을 돕습니다. 림프관 자체가 독자적으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주변 근육의 수축 작용이 림프 순환의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점은 출처: American Cancer Society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근육량이 계속 줄어들면 오히려 림프 순환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점진적 운동, 걷기부터 슬로우 조깅까지 제가 걸어온 방식
항암치료가 끝난 직후 체력은 정말 바닥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오르던 계단 한 칸도 숨이 찼습니다. '내가 원래 이렇게 약한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항암제가 암세포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체력 자체를 소진시킨다는 것을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욕심을 완전히 버리고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만 걷고 돌아왔습니다. 피곤하면 그냥 멈췄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속도를 올렸더니 어느 순간 숨이 덜 찬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큰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걷기에 익숙해진 뒤에는 슬로우 조깅을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뛰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몇 분만 뛰어도 힘들었고 걷기와 뛰기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점점 뛰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상체 운동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처음에는 팔을 벽을 따라 조금씩 올리거나 가슴을 열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시작했고, 익숙해지면 가벼운 무게를 들면서 근력 자극을 천천히 더했습니다. 갑자기 무거운 아령을 들거나 테니스처럼 어깨의 가동 범위를 크게 요구하는 운동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저는 경험상 확신합니다. 굳어 있는 어깨로 큰 동작을 반복하면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후 수술한 팔이 갑자기 붓거나 열감이 생기고, 평소보다 무겁거나 뻐근한 느낌이 심해지면 그날은 바로 쉬었습니다. 출처: NCCN(미국 종합암네트워크)에서도 유방암 생존자의 신체활동 지침에서 점진적 강도 증가를 권고하고 있는데, 그 원칙이 실제 생활에서 왜 중요한지 제 몸으로 직접 확인한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방암 수술 후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해도 되나요?
A. 가벼운 산책이나 일상적인 움직임은 수술 직후부터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땀이 나는 유산소 운동이나 상체 근력운동은 배액관이 제거되고 상처가 안정된 뒤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분절제라면 약 일주일 내, 전절제나 재건수술이라면 2~3주 안정기가 필요하며, 정확한 시기는 담당 의료진과 확인하시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림프부종이 있으면 운동을 하면 안 되나요?
A. 일반적으로 림프부종이 있으면 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과정에서 주변 림프관을 눌러주는 펌핑 효과가 생겨 림프 순환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갑자기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은 피하고, 가벼운 무게에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며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어떤 운동이 유방암 수술 후에 가장 좋은가요?
A. 특별히 정해진 정답이 있다기보다,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 가장 좋은 운동입니다. 걷기, 슬로우 조깅, 가벼운 근력운동, 수영 등 어떤 운동이든 괜찮지만, 테니스나 배드민턴처럼 어깨의 가동 범위를 크게 요구하는 운동은 어깨 기능이 충분히 회복된 뒤 점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수술 후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자세가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유방 수술 후에는 대흉근과 주변 근막이 수축하면서 자연스럽게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팩 타이트니스(pec tightness)'라고 하는데, 방치하면 어깨 가동 범위가 계속 줄어들고 통증도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가슴을 열어주는 스트레칭과 어깨를 뒤로 당기는 동작을 자주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운동 후 팔이 붓거나 무거운 느낌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운동 후 수술한 팔이 갑자기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고, 평소보다 무겁거나 뻐근한 느낌이 심해진다면 그날 운동은 바로 멈추고 쉬는 것이 좋습니다. 일시적인 피로감이라면 하루 이틀 후 회복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부종이 눈에 띄게 심해진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유방암 수술 후 운동은 빨리 많이 하는 사람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몸으로 배웠습니다. 계단 한 칸도 버거웠던 시기를 지나 걷고, 뛰고, 팔을 조금씩 올릴 수 있게 된 지금, 그 작은 변화들이 쌓여서 지금의 회복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술로 잃어버렸던 몸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수술한 팔을 과도하게 아끼기보다는 의료진의 지도 아래 조금씩 움직이고, 스트레칭으로 가동 범위를 유지하고,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을 지켜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재활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치료 중이거나 수술 후 회복 중인 분들께는 무조건 쉬라는 말보다 '몸이 허락하는 만큼 조금씩 움직여 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