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처음엔 냉동이면 그냥 꺼내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방암 치료를 마친 뒤부터 항산화 식품에 부쩍 관심이 생겼고, 블루베리를 냉동으로 사두고 먹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그때는 포장지 뒷면을 꼼꼼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냉동 블루베리라고 해서 모두 씻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동안 제가 얼마나 허술하게 먹어왔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블루베리가 뇌 건강과 항산화에 좋다는 근거
유방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블루베리는 그냥 우리집 막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음식 하나를 집어 들 때도 "이게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루베리가 얼마나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는지를 천천히 알게 되었습니다.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안토시아닌이란 식물의 파란색, 보라색, 붉은색을 만드는 천연 색소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파이토케미칼입니다. 파이토케미칼이란 식물이 자외선이나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화학물질인데, 사람이 섭취했을 때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의 연구에서 블루베리가 독성 물질 배출에 효과적인 과일 1위로 꼽힌 것도 이 성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루테인(Lutein)과 지아잔틴(Zeaxanthin)도 주목할 만한 성분입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이란 눈의 황반에 집중적으로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물질로,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이 황반변성 진단을 받은 뒤로 눈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블루베리가 꼭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니 루테인 단독 섭취보다는 다양한 채소와 함께 먹을 때 흡수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또한 블루베리에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포함되어 있는데, 레스베라트롤이란 포도 껍질, 블루베리 같은 블랙 푸드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으로,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유전자 신호 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작용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 NCI). 물론 이것이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암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맞습니다. 좋은 음식이라도 특정 성분 하나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은 저 스스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냉동 블루베리, 생과보다 안토시아닌이 높다는 연구 결과
블루베리를 생과로 먹어야 더 신선하고 좋은 거 아닐까,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게 된 사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냉동 과정에서 블루베리 세포벽이 일부 파괴되면서 오히려 안토시아닌이 더 잘 유출되고 함량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실제로 생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평균 함량은 약 3.32인 반면 냉동 블루베리는 약 8.89로 두 배 이상 높다는 측정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냉동은 신선도가 떨어지는 차선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항산화 성분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보관이 쉽고 장기간 먹을 수 있다는 실용적인 장점에 더해, 영양 성분까지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이 냉동 블루베리를 계속 선택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 짚어두고 싶은 것은, 아무리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도 지나치게 한 식품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항산화 식품은 블루베리 외에도 아로니아, 자색 고구마, 적양배추 등 다양합니다. 다채로운 색의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이 특정 식품 하나를 많이 먹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포장지 표시 확인부터 세척법까지, 냉동 블루베리 먹는법
이게 제가 이번에 가장 크게 배운 부분입니다. 냉동이면 무조건 깨끗하다는 생각, 저만 한 게 아닐 겁니다. 그런데 냉동 블루베리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과채 가공품: 소비자가 별도 세척이나 가열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가공된 제품
- 농산물: 냉동 외에는 별도 가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제품으로, 세척 없이 그냥 얼린 상태일 수 있음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냉동 과일 제품 중 20% 이상이 세척 여부나 과채 가공품·농산물 구분 표시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연맹).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인데 포장지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돌이켜보면 좀 허술했습니다.
제가 직접 냉동 블루베리 봉투 뒷면을 찾아보니 제품마다 표시가 다르더군요. 확인이 어렵거나 불분명하면 그냥 씻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씻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살살 헹구면 됩니다.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물에 담가두면 성분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세척한다고 긴 시간 물에 불려두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냉동 블루베리 보관과 해동,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냉동 제품이라고 아무렇게나 꺼내 먹어도 된다는 생각도 바꿔야 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했던 방식인데, 큰 봉투에서 한 번에 많이 꺼내 두고 조금씩 덜어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실온에 꽤 오래 두었다가 남은 것을 다시 냉동실에 넣기도 했고요. 이번에 알고 보니 이 방식이 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해동된 냉동 블루베리를 다시 냉동하면 미생물 증식의 위험이 커집니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세포 손상이 가중되고,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을 만큼만 소분해서 꺼내고, 꺼낸 것은 바로 먹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관할 때는 지퍼백에 1회분씩 나눠 냉동하는 방식이 가장 실용적입니다. 저는 요즘 100g 정도씩 소분해서 넣어두고, 아침마다 하나씩 꺼내 요거트나 귀리와 함께 먹고 있습니다. 생 블루베리를 구입했을 경우에는 흐르는 물에 담기 전에 표면의 흙이나 이물질을 먼저 털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흙 속에 세균이나 잔류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베이킹 소다나 과일 전용 세제를 조금 넣은 물에 2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로 30초간 헹구면 됩니다.
건강하게 먹으려고 선택한 음식인데, 먹는 방식이 허술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블루베리가 좋다는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겪어보니 더 실감합니다.
좋은 음식을 고르는 것에서 건강이 완성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제대로 씻고, 안전하게 보관하고, 다양한 식품과 함께 균형 있게 먹는 것까지가 하나의 습관이라는 걸 치료를 겪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냉동 블루베리 하나를 꺼낼 때도 포장지 뒷면을 한 번 더 보게 된 지금이,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