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항암치료 준비물 (당일 준비물, 탈모 대처)

by 하얀 무지개 2026. 7. 12.

항암치료 준비물 (당일 준비물, 탈모 대처)

항암치료 날짜가 잡히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뭘 챙겨가야 하지?"입니다. 저도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병원에서는 일정과 부작용 설명이 전부였고, 실제로 치료실 안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는 직접 앉아봐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실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현실 준비물을 정리한 것입니다.



항암 당일 준비물, 뭘 들고 가야 할까요?

치료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링거를 맞으며 몇 시간을 앉아 있어야 하는데, 빈손으로 온 게 조금 후회됐습니다. 이후로는 항암데이마다 챙기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혹시 지금 첫 항암을 앞두고 계신다면, 제가 직접 써봤던 것들을 참고해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담요입니다. 항암주사실은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냉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춥습니다. 얇은 무릎담요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꽤 큽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핫팩도 항상 챙겼는데, 뜨거운 물을 채워 쓰는 보온 핫팩이 병원 어디서든 물을 구할 수 있어 가장 편리했습니다.

간식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항암 당일에는 채혈 후 진료를 보고 나서야 주사실에 들어가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기 쉽습니다. 다만 김밥이나 도시락처럼 냄새가 강한 음식은 주변 환자분들에게 불편을 드릴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구마, 감자, 바나나처럼 냄새가 없고 부드러운 식품이 적합합니다. 그리고 항암 전 금식이 필수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과식이 구역(메스꺼움)과 구토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소식이 적당합니다.

저는 매번 텀블러를 챙겨 병원 내 커피숖에서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커피를 담아 갔습니다. 저는 항암주사를 맞는 동안 구토가 너무 심해서 힘들었는데 이 아이스커피와 얼음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항암제가 혈관으로 들어가는 동안 구강점막(입안 점막 세포)이 자극을 받아 금속 맛이 느껴지거나 텁텁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구강점막이란 입안을 감싸고 있는 얇은 조직을 말하는데, 항암 약물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때 얼음을 입에 물고 있으면 혈관이 수축되어 약물이 점막에 닿는 양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써봤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커피는 신선한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라면 항산화 성분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들어 있어 암 환자에게 무조건 해롭지는 않습니다. 클로로겐산이란 커피 원두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물질로, 세포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어폰도 챙기면 좋습니다. 몇 시간 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것보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들으면 훨씬 시간이 빨리 갑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전자파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국립전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블루투스와 유선 이어폰 간 전자파 수준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출처: 국립전파연구원). 어느 쪽을 쓰셔도 무방합니다.

  • 무릎담요 또는 얇은 이불 — 사계절 필수
  • 보온 핫팩 — 뜨거운 물을 넣는 방식이 가장 편리
  • 텀블러(커피 또는 차) + 얼음컵 — 구강 불쾌감 완화
  • 냄새 없는 간식(고구마, 감자, 바나나 등) — 점심 대체용
  • 이어폰 — 긴 치료 시간을 버티는 데 실질적 도움
  • 수건·물티슈·비닐봉지 — 구토나 오염 상황 대비
요약: 항암 당일에는 담요, 얼음컵, 냄새 없는 간식, 이어폰을 기본으로 챙기면 치료 시간이 훨씬 견디기 편해집니다.

 

탈모 대처, 미리 준비할수록 마음이 덜 무너집니다

항암 부작용 중에서 가장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탈모입니다. 처음 항암을 시작하기 전에는 "설마 그렇게 많이 빠질까?" 싶었습니다. 항암을 시작하기 전 긴 머리를 단발로 커트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첫 항암을 하고 나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지 않아서 난 머리카락이 그래도 천천히 빠지나 보다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항암 3회 차에 접어드니 샴푸 할 때마다 손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묻어 나왔고, 아침에 베개에 수북이 쌓인 머리카락을 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남편이 조용히 이발기를 들고 왔습니다. 직접 제 머리를 밀어주던 그 순간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날 이후로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이겨내자"는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탈모는 항암 약물이 세포 분열 속도가 빠른 모낭세포(hair follicle cell)를 공격하면서 발생합니다. 여기서 모낭세포란 머리카락이 자라는 뿌리 구조를 유지하는 세포로, 항암제의 특성상 암세포와 함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가 끝나면 대부분 다시 자라므로,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지금 긴 머리를 묶고 다니고 있답니다.

미리 준비해 두면 확실히 심리적으로 버티기 쉽습니다. 맞춤 가발은 제작에 1~2주 정도 소요되므로 항암 시작 전에 주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맞춤 가발 대신 기성품으로 제작되 가발을 구매했는데, 땀이 나고 관리가 귀찮아서 머릿수건과 비니를 더 자주 사용을 하였습니다. 미리 색깔별로 여러 개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편했고 그날 입는 옷에 맞춰 바꿔 쓰다 보니 오히려 작은 즐거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항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이 붙어있는 챙 넓은 모자와 비니 같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나온 제품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탈모 외에도 집에서 미리 챙겨두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에는 구내염(입안 점막의 염증)이 잘 생기기 때문에 부드러운 칫솔과 자극 없는 치약이 필수입니다. 구내염이란 항암 약물이나 면역 저하로 입 안에 생기는 염증으로, 심할 경우 식사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많이 심할 경우, 담당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가글로 된 구내염 치료제를 처방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 피부 건조도 심해지므로 보습제와 저자극 화장품도 미리 준비해 두세요. 여성분들은 반영구 눈썹 시술이나 눈썹 타투펜·스탬프를 활용하면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체온계입니다. 항암 치료 중 발열(고열)은 치료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는 위험 신호입니다. 발열이란 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오르는 상태로, 항암 이후 면역 세포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병원에 연락해야 합니다. 집에 체온계가 없다면 항암 시작 전에 반드시 구비해 두시기 바랍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치료 기간 동안 나타나는 증상들을 수첩에 기록해 두는 습관도 권합니다. 어느 날 어떤 증상이 얼마나 심했는지 적어두면 다음 항암 때 주치의 선생님께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그에 맞춰 처치를 조정해 주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처음엔 귀찮게 느껴졌는데, 나중에 꽤 유용했습니다.

요약: 탈모는 항암 전에 가발·두건을 미리 준비해 두고, 구내염 대비 부드러운 칫솔과 체온계를 갖춰두면 치료 중 마음과 몸 모두 훨씬 편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암 치료 당일 아침에 금식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금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과식하면 구역(메스꺼움)과 구토가 심해질 수 있으니, 평소보다 가볍게 골고루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항암 당일에는 채혈 검사가 있으므로 주치의 선생님께 반드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항암 치료 후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가도 될까요?

A. 단거리는 가능하지만, 항암제와 함께 투여되는 구토 억제제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 장거리 운전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첫 투약 때는 본인도 몸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 몇 번은 보호자와 함께 오시는 것을 권합니다. 저는 마지막 10번 정도는 혼자서 고속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Q. 항암 치료 전에 치과에 꼭 가야 하나요?

A. 가능하면 항암 시작 1~2주 전에 치과를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 치료 중에는 잇몸과 치아가 약해지고 면역이 저하되어 발치 같은 처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치나 사랑니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치료 전에 미리 해결해 두시는 게 현명합니다.

 

Q. 머리카락은 항암 몇 회 차부터 빠지나요?

A. 항암제 종류마다 다르지만, 탈모를 유발하는 약제의 경우 보통 첫 투약 후 2~3주 사이에 빠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빠지는 속도가 빨라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가발이나 두건을 미리 준비해 두시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됩니다.

 

Q. 항암 치료 후 반드시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인마다 컨디션 차이가 있지만, 집에서 충분히 쉬고 영양 보충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귀가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있어서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통원하면서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다만 고열이 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부작용이 생기면 즉시 주치의 선생님께 연락하셔야 합니다.

 

결론

항암치료는 완치를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겁이 나는 건 당연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것도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작은 준비 하나가 몸의 불편함뿐 아니라 마음의 무게까지 덜어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담요 하나, 얼음컵 하나, 머리수건 몇 장. 그게 전부처럼 보여도, 긴 치료 시간을 버티는 힘이 됩니다. 지금 항암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오늘 이 글의 항목들을 하나씩 체크해 보시면서 준비를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건 치료를 받겠다는 마음이고, 그 마음이 이미 가장 단단한 준비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hJk9NK0x_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