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일정이 잡히던 날, 담당 의료진에게서 처음 들었던 말이 "케모포트 삽입을 먼저 해야 합니다"였습니다. 이름부터 낯설었고, 가슴에 기구를 심는다는 말에 치료보다 시술이 더 무서웠던 것이 솔직한 기억입니다. 직접 받아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케모포트 통증, 실제로는 어떤가요
일반적으로 가슴에 기구를 심는 시술이라고 하면 수술에 준하는 통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받아보니 가장 힘든 순간은 시술 자체가 아니라 국소마취 주사를 맞는 그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케모포트 시술은 전신마취 없이 리도카인(Lidocaine) 국소마취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리도카인이란 피부와 그 아래 조직의 통증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약물로, 치과 치료 때 흔히 쓰는 마취제와 같은 계열입니다. 이 마취 주사가 들어갈 때 따끔하고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솔직히 이 순간이 시술 전체에서 가장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취가 자리를 잡고 나면 가슴 피부를 절개하고, 목 아래쪽 혈관으로 연결되는 터널을 만드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터널링 과정에서는 날카로운 통증보다는 묵직하게 누르는 압박감이 느껴지는 정도였습니다. 마취가 충분히 된 상태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견딜 만했습니다.
시술이 끝난 직후부터 며칠 동안은 가슴과 목 주변이 뻐근하고, 팔을 크게 올리거나 돌리는 동작이 불편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뻐근함이 3~4일 정도 이어졌고, 이후에는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었습니다.
- 시술 중 가장 아픈 구간: 리도카인 국소마취 주사를 맞는 순간
- 터널링 구간: 날카로운 통증보다 묵직한 압박감 위주
- 시술 후 수일간: 가슴·목 주변 뻐근함, 팔 움직임 제한
- 회복 이후: 케모포트가 피부 아래 자리 잡으면 일상생활 지장 거의 없음
통증에 대한 공포가 케모포트 시술을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그 공포의 절반 이상은 '모른다는 것'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시술 전에 어떤 과정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가면 심리적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시술 후 관리, 이 시기가 진짜 중요합니다
케모포트(Chemoport)는 정확히는 피하 매몰형 중심정맥관(Totally Implantable Venous Access Device, TIVAD)입니다. 여기서 중심정맥관이란 심장으로 혈액이 모이는 굵은 혈관, 즉 상대정맥 부근에 카테터를 거치해 두는 장치를 말합니다. 항암제처럼 혈관 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강한 약물도 넓고 혈류가 풍부한 중심정맥에서는 빠르게 희석되기 때문에 말초 혈관보다 훨씬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습니다(출처: 국립암센터).
저도 항암을 시작하기 전에는 제 혈관이 워낙 가늘고 약한 편이라 매번 주사 찾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습니다. 케모포트를 넣고 나서는 그 걱정이 사라졌고, 항암제를 맞을 때도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말초 혈관의 반복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큰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시술 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삽입 후 2주에서 4주 사이입니다. 이 기간 동안 피부 절개 부위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합니다. 감염이 발생하면 어렵게 삽입한 케모포트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시기에는 상처 부위에 물이 닿지 않도록 매우 조심했고, 팔을 무리하게 올리는 동작을 의식적으로 피했습니다.
최근에는 생체적합 의료용 본드(Tissue Adhesive)로 절개 부위를 처음부터 밀봉하는 방식도 사용됩니다. 여기서 생체적합 본드란 피부 조직과 이물 반응 없이 결합하도록 설계된 의료용 접착제로, 기존 봉합사 방식보다 감염 위험이 낮고 회복도 빠릅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다음날 샤워도 가능하고 별도의 소독 처치 없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 가지 솔직하게 덧붙이고 싶은 것은, 케모포트가 몸에 자리를 잡은 뒤에도 샤워를 하거나 거울 앞에 설 때마다 가슴 위로 약간 도드라진 포트가 눈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내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게 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나중에는 항암치료를 편하게 버틸 수 있도록 함께해 준 장치로 느껴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케모포트 시술은 전신마취로 받나요?
A. 일반적으로 전신마취 없이 리도카인 국소마취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국소마취란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감각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의식은 유지한 채 시술을 받게 됩니다. 제가 직접 받아본 경험으로는, 마취가 충분히 이루어지면 시술 중 통증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Q. 케모포트 삽입 후 언제부터 샤워할 수 있나요?
A. 봉합 방식과 병원 지침에 따라 다르지만, 생체적합 의료용 본드로 밀봉한 경우 다음날 샤워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봉합사 방식이라면 절개 부위가 어느 정도 아물 때까지 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담당 의료진의 지침을 반드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케모포트가 없으면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나요?
A. 케모포트 없이도 말초 혈관을 통해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항암제는 혈관 벽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강한 약물이 많고, 치료 횟수가 늘어날수록 혈관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케모포트가 없어도 치료는 되지만 케모포트가 있을 때 훨씬 안전하고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제 경험상의 결론입니다.
Q. 케모포트는 언제 제거하나요?
A. 항암치료가 모두 끝난 뒤, 더 이상 사용할 필요가 없을 때 제거합니다. 제거 시술도 삽입과 마찬가지로 국소마취 하에 진행되며 삽입보다 간단한 편입니다. 항암치료를 마치고 케모포트를 제거하던 날, 긴 치료 과정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결론
케모포트 시술을 앞두고 검색창에 "많이 아픈가요"를 치던 그 마음, 저도 정확히 같았습니다. 두려움의 크기가 정보의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국소마취 주사 순간이 가장 따갑고, 시술 후 며칠은 뻐근하지만, 그 불편함은 항암치료를 반복적으로 더 안전하게 받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시술 후 2~4주 동안의 관리만 잘 챙긴다면, 케모포트는 치료 내내 가장 조용하고 든든한 동반자가 됩니다. 지금 케모포트 시술을 앞두고 불안한 분이 계시다면, 과정을 미리 충분히 이해하고 담당 의료진과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